지난 22년 10월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습니다. 역전 현상은 최근 금융시장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이 될 때마다 시차를 두고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왔기 때문입니다.
장단기 금리차란 장기국채의 금리와 단기국채의 금리의 차이를 이야기합니다. 이 장단기 금리차는 보통의 경우에 양의 값을 갖습니다. 장기 국채가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 때문인데요.
장기국채가 프리미엄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국채보다 금리가 낮아지는 현상이 종종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장단기 금리차가 음의 값을 갖게 되고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고 부르는데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자료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미국은 8번의 경기침체를 겪었는데,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침체 이전에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이 되었습니다. 단지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침체가 생기기 전의 시차만 차이가 있었을 뿐이죠.
자 그동안 코로나 사태 이후 나타난 강력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주목을 받았다면 이제는 더 이상 아닙니다. 이제는 경기침체가 올까 또는 과연 언제올까가 최대 이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언제 경기침체가 왔는지, 주식시장은 어땠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의 의미
장단기 금리차는 장기채권의 금리와 단기채권의 금리차를 의미합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금리차는 10년 금리와 2년 금리차 그리고 10년 금리와 3개월 금리차 입니다.
보통 10년 금리와 2년 금리차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10년 금리와 3개월 금리차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단 하나의 그래프가 백마디 말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합니다. 일단 196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차 그래프를 보시죠!
파란색 선은 10년물 채권의 금리와 3개월 채권 금리와의 차이입니다. 이 값이 0보다 낮아지면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이 된 것이구요.
회색 음영으로 표시된 길다란 막대는 NBER에서 발표한 경기침체 구간입니다.
금본위제가 실행된 1970년 이후에 경기침체는 모두 8번 발생했습니다. 막대의 수가 8개인 것이 확인이 되시지요? 그리고 회색 막대가 생기기 전에 어김없이 금리차가 0 밑으로 떨어지는게 확인이 됩니다.
1970년대 이후 단 한번의 예외없이 금리차가 0 밑으로 떨어지면 항상 경기침체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을 가장 강력한 경기침체 신호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23년 4월 기준 다시 한번 금리차가 역전이 되어 -1.71%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인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Federal Reserve에서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 이외에도 경기침체 확률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1년 후인 24년 4월 경기침체 확률은 무려 70.85% 입니다.
과거의 사례들을 보면 거의 역대급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아래 그래프를 확인해 보세요.
NBER이 개발한 위 지표에 따르면 50%의 확률 아래에서도 5번의 경기침체가 발생했습니다. 현재는 그 보다 높은 구간에 접어들었구요. 지표로만 보면 지금 경기침체가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준입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 그리고 경기침체 시차
장단기 금리차 역전 직후에 경기침체가 온 건 아니었습니다. 경기침체는 시차를 두고 발생했는데요. 이번에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 이후에 언제 경기침체가 왔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분 | 시차(개월) |
---|---|
1970년 침체 | 12개월 |
1974년 침체 | 6개월 |
1980년 침체 | 14개월 |
1990년 침체 | 14개월 |
2000년 침체 | 9개월 |
2008년 침체 | 17개월 |
2020년 침체 | 10개월 |
평균 | 12개월 |
1970년대 이후 7번의 경기침체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제일 짧았던 기간은 1974년의 경기침체인데,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6개월만에 침체가 발생했습니다.
반면 제일 길었던 것은 2008년의 침체로 장단기 금리차 역전 그리고 17개월 후 침체가 발생했습니다.
현재는 2022년 10월 금리차 역전 후 8개월이 지나고 있는 시점인데요. 경기침체 발생 평균인 12개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확실히 역사적인 Range 안에는 들어와 있다고 보여집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주식시장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일정한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오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그럼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응을 했을까요?
일견 주식시장도 횡보나 약한 하락을 하다가 침체 구간에서 급격한 하락을 했을 것 같은데요. 실제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에 한참 상승을 하다가 하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은 EPB Reasearch라는 곳에서 작성한 자료인데요. 보시죠.
2008년의 경기침체를 보면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20%에 가까운 상승 후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980년의 경기침체도 마찬가지구요.
반면에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자 마자 바로 하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970년, 1974년, 2000년의 경기침체가 그랬습니다.
현재의 모습은 어떨까요?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것은 22년 10월경인데 그 때부터 미국 주식시장은 활황입니다. 계속 오르고 있어요…
금리는 여전히 높지만 물가는 조금씩 잡혀가고 고용은 역대급으로 튼튼합니다. 게다가 주식시장은 이렇게 활황이니 지금 경기침체 이야기를 하는게 맞나 싶기도 하네요.
장단기 금리차 역전과 고용시장
경기침체를 진단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국내총생산(GDP)의 감소와 실업률의 증가입니다. 실업률의 증가와 함께 실업수당의 청구도 늘어나는데요.
정단기 금리차 역전 후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살펴보면 경기침체는 단지 시간문제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계속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풍선이 터지듯이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실업률이 치솟게 되죠.
현재까지는 고용시장이 매우 튼튼하고 실업수당 청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으니 실업수당 청구 건수, 실업률을 챙겨봐야겠죠?
장단기 금리차 역전 대응법
1970년 이후에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을 때마다 경기침체가 나타났습니다. 짧으면 6개월 길면 17개월 평균은 12개월 이후이죠.
경기침체라는 것은 곧 기업의 생산성 하락과 소비자들의 소비력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식은 떨어집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말이죠.
다만 주식은 경기침체가 오기 전에 피크를 찍고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할 것이구요. 데이터를 보면 경기침체 시작 6개월 전이 증시의 피크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기침체 구간에 들어섰다는 것은 나중에나 알 수 있다는 겁니다.
공식적으로 경기침체를 발표하는 NBER은 경기침체를 사후적으로 판단해서 알려줍니다. 대략 7개월 이후예요. 그래서 어느 순간 과거 7개월전부터 경기침체였어 라고 말을 해주겠죠.
지금까지 장단기 금리차 역전 이후 증시의 피크 그리고 경기침체 구간을 보았는데요. 각각의 경기침체마다 양상은 다르나 경기침체 후 주식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우리의 대응은 자명합니다. 리스크를 조금 줄이면서 시장에 머무르는 것이죠.
-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장기채를 산다
- 경기침체 전후로 주식이 상승할 수 있으니 어설픈 인버스 투자는 하지 않는다
첨언할 것은 주식을 완전히 팔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바로 상승할 수도 있고, 시장에서 떠나 있으면 반등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주식의 비중을 줄이되 (영구 포트폴리오 또는 올시즌스 수준) 줄어든 주식 비중 만큼 장기채를 들고 있자는 전략입니다.
여기까지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아래는 관련 글인데요. 추천하는 장기채 ETF 그리고 주식의 비중 조절에 참고할 만한 포트폴리오 글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