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연동채권(Inflation-Linked Bond)의 구조 및 역할

물가연동채권은 채권의 액면가가 물가와 연동되는 채권을 말합니다. 채권의 액면가가 물가와 같이 연동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액면가와 이자 쿠폰도 다 같이 증가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의한 포트폴리오 가치의 훼손을 방어할 수 있어요.

투자에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

 인플레이션이란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는 정도를 표현한 경제 용어입니다. 가격이 오를수록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점점 구매력이 떨어져 살 수 있는 상품이 점점 적어집니다.

나는 현금을 통장에 넣어놨을 뿐인데 인플레이션이란 놈이 내 현금의 가치를 점점 갉아먹고 있는 거죠. 지금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인데 투자로 얻은 수익률에서 인플레이션만큼을 빼야 “실제 수익률”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은 어느정도 일까요?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직관적인 지표는 미국의 CPI(Consumer Price Index) 수치입니다. 1980년 한때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15%까지 치솟았던 적도 있었고 2010년도 즈음에는 마이너스로 내려갔던 적도 있었습니다.

최근 인플레이션 수준이 급격하게 치솟아 올랐죠? 미연준에서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는 것도 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입니다. [40년만에 찾아온 강력한 인플레이션의 원인]

 사실 인플레이션은 자본주의의 속성과도 같은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항상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이로 인해 자신의 투자 수익률을 방어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글은 그 전략의 한 가지로 물가연동채(Inflation-Liked Bond)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가연동채권 (Inflation-Linked Bond) 이란?

물가연동채는 채권의 액면가가 물가와 연동되어 바뀌는 채권을 말합니다.

채권의 액면가가 물가와 같이 연동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액면가와 이자 쿠폰도 다 같이 증가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의한 포트폴리오 가치의 훼손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가연동채의 액면가는 미국의 경우 CPI(Consumer Price Index) 유럽의 경우 HICP(Harmonised Index of Consumer Prices)와 연동되는데, 어떻게 움직이는지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액면가 1,000$ 20년 만기 물가연동채가 있습니다. 표면이자는 2.5%(반기에 1.25% 지급) 이고, 인플레이션은 4%라고 가정합시다. 이 물가연동채권의 액면가는 인플레이션 4%와 연동되어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만기가 되면 이 물가연동채의 액면가는 2,208$가 됩니다 ( 1000 x (1.02)^40, 인플레이션 4%/년을 반기로 적용).

이때 이자 쿠폰은 액면가의 2.5% 만큼 지급되기 때문에 만기 때는 쿠폰이자는 55.2$ ( 2208*0.025)로 증가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인플레이션 만큼 액면가와 이자가 같이 증가하는 구조인 것이죠.

물가연동채권 가격 변동

 물가연동채의 액면가와 이자가 인플레이션과 연동된다고 해서 인플레이션 만이 물가연동채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물가연동채도 역시 채권이므로 채권의 가격결정구조를 따릅니다. 다시 말해서 물가연동채의 가격 역시 이자와 원금의 “모든 현금흐름을 시중 금리로 할인”한 가격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인플레이션 상승 분만큼 액면가를 조정했다고 하더라도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면 물가연동채의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가연동채의 만기가 길면 길수록 더 빠르게 떨어지겠죠.

 또 하나의 영향을 든다면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디플레이션 시기에도 마찬가지로 채권의 액면가가 조정되는데 이때는 반대로 액면가가 작아지는 쪽으로 조정이 됩니다.

그렇다면 원래의 액면가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을까요?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물가연동채를 발행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액면가의 하한치를 설정해놔서 최초의 액면가 밑으로는 액면가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자산배분전략에서 역할

asset class deviation along with ecomic circumstances

경제상황별 유리한 자산군을 나타낸 도표인데요. 물가연동채는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기대보다 클 때 수익을 주는 자산군으로, 이 시기 주식과 국채 가격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결국 물가연동채는 성장이 주춤할 때 국채와 함께 주식의 하락을 방어하고 인플레이션 기간에는 원자재와 EM Credit과 함께 주식과 국채의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입니다.

여러 경제상황에서 다른 자산군이 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셈이지요.

물가연동채권 ETF 종류와 선택 기준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ETF를 아래과 같이 정리를 해봤는데요. 장기/중기/단기 별로 나누어서 정리를 했으니 기간에 따라 듀레이션과 수익률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 VTIP : Vanguard Short-Term Infl-Prot Secs ETF
  • TIP : iShares TIPS Bond ETF
  • LTPZ : PIMCO 15+ Year US TIPS ETF

 VTIP는 단기 TIP은 중기 LPTZ은 장기 물가연동채권입니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듀레이션도 길어지면서 표준편차 및 수익률이 커집니다.

선택의 기준은 상황마다 달라질 수 있으나, 저는 자산배분의 기준에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가연동채를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넣으려고 하는 이유를 상기해보면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상승하는 자산으로, 주식과 국채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함입니다.

그런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듀레이션이 너무 긴 물가연동채(LTPZ)를 선택하면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오히려 금리 상승으로 물가연동채 가격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시기에는 물가연동채의 액면가가 오르고 충분히 쿠폰 이자를 받기 전에 채권의 가격이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지금은 참 인기없는 자산입니다.

반면에 금리가 급격하게 올랐다가 금리가 떨어지는 순간에는 장기채에 투자할 시점인데요.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의 상승을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들고있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글에서 전략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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