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이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지난 8월 16일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에 따라 이미 발효된 법안입니다. IRA는 바이든 정부 초기부터 추진하던 “더 나은 재건 법(Build Back Better Act, BBBA)”이 3.5조 달러에 이르는 과다한 재정지출 규모로 의회 통과가 어려워 지자 지출을 축소하여 통과된 수정 법안이구요.
이를 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고 부르냐 하면,
-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유치, 의료비 및 에너지 비용 감축 등을 도모
- 세수 확대와 가계 지출 부담 축소를 통하여 물가 안정화를 도모
하기 위한 법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재정지출 폭을 축소하면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도움이 되지요. 현재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연준이 열심히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은 통화정책, 정부가 세수를 확대하고 지출은 축소하는 것은 재정정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 법을 굳이 리뷰하려는 이유가 있겠죠. 바로 IRA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출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 법에 따라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는 기업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급하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결론만 먼저 말하면 중국은 울고, 현대차도 울고 국내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웃게 됐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거의 뒤통수를 맞은 수준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럼 법안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ation Reduction Act)의 내용
먼저 IRA의 집행 예산 계획을 보기로 하죠. 크게 세수를 마련하여 투자를 하고 재정적자를 감축하게 되어 있습니다.
세수를 걷는 그러니까 총수입분야를 먼저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 등으로 7,370억 달러의 수입을 얻습니다.
- 연평균 수익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대상 15% 최저 법인세 적용
- 기업이 자사주 매입시 1% 개별소비세 부과
이를 이용해 4,37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는데,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 법안이 인플레이션 잡는데 효과가 있니 없니 싸우고 있기는 합니다. 결과는 나중에나 알 수 있겠죠.
중요한건 3,690억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분야의 금액이 어떻게 투자가 되는가? 지요. 이 예산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관련 세액공제나 인센티브를 주는 예산을 책정한 것인데요. 좀 더 자세하게 뜯어보면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내용을 보면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세액공제나 보조금 지급 그리고 대출, 대출 보증 등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특정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을 파는 기업은 인센티브를 받아 싸게 팔 수 있으니까 좋을 것이고 만족 못하면 가격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구도가 만들어 지는 겁니다.
인센티브의 규모도 작은게 아닙니다.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1대당 7,500달러 (3,750 + 3,750)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천만원을 싸게 살 수 있는데 엄청 크죠? 미국 시장에서 제품 팔아서 살아남으려면 이 조건 챙겨야 합니다.
IRA 내용 : 일반 친환경차 세액공제
먼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반 친환경차 세액공제의 조건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기차를 생산해서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현대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건입니다.
해당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 북미 내에서 최종조립되어야 하고
- 배터리 핵심 광물이 일정 비율이상 미국 혹은 미국과의 FTA 협정국에서 채굴 가공
- 배터리 주요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북미에서 제조되어야 함
이렇게 되면 신차는 최대 7,500 달러 중고차는 최대 4,000달러를 세액 공제 받게 되는데, 조건에서 말하는 일정 비율은 2023년부터 점점 높아집니다.
주요부품 비율은 50에서 시작해서 100까지 오르구요. 이말은 북미에서 제조 안되면 공제 안주겠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핵심광물도 미국 및 미국FTA협정국에서 채굴한 것이어야 하고 비율은 40퍼센트에서 80퍼센트까지 오릅니다.
완성차 제조기업에 미치는 영향 : 현대자동차
현재 미국에서 잘팔리고 있는 국산 전기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기아 EV6는 위 조건을 만족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없습니다. 현재는 국내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모두 제외 대상입니다.(EV6, 아이오닉6, 코나RV, GV60)
물론 피해가 우리나라에만 국한 되는게 아니라 유럽연합과 일본산 자동차에도 적용됩니다. 그럼 테슬라는? 수혜를 받겠지요. 그래도 꿋꿋하게 떨어지는 테슬라…[주당 137달러까지.. 추락하는 테슬라(Tesla) 그 이유는?]
다만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 공장이 완공되는 기간을 3년이라고 보면, 공장이 지어지는 동안 IRA가 유예되지 않으면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전기차는 실적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참 잘 팔리고 있었는데… [‘美 1500만대 판매’ 신화 이룬 현대차…IRA 대응이 최대 과제]
배터리 제조기업에 미치는 영향 :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LG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SK온)은 IRA 시행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 같은 중국 배터리 업체는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거든요.
다만 배터리 생산시 필요한 핵심 소재 및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추가 보조금을 받아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은 대부분 미국과 FTA 협정국이 아닌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거든요.
주요부품에서 중국산을 배제하지 않으면 차별을 주는 항목이라 이 법안을 미중 패권경쟁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되거나 관여된 리튬, 니켈, 코발트와 같은 광물과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를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라 사실상 중국 저격용 법안이라고 보는거죠.
태양광 업체 : 한화솔루션
미국 내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태양광 업체에 대한 세제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한화솔루션을 꼽을 수 있는데요.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입니다. 조지아주에 1.7GW 규모의 공장이 있고 1.4GW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이 두개의 공장이 돌아간다면 3.1GW 기준 세제 혜택은 2천600억원에 달할 것이라 추산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꽤 긴글이 되었네요. IRA 내용부터 영향까지 쭉 써봤는데요. 이렇게 영향이 큰데 그럼 우리나라 정부는 가만히 있느냐?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요. 짝짝짝~!! [“韓 적극적”…정부 IRA 선제대응 美·유럽서 긍정평가 이어져]
IRA 관련 이슈는 이미 한차례에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구요. 실질적인 영향은 내년에 나타나기 시작할 겁니다. 투자를 계획 중이라면 내용 참고해서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